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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의 벽과 75세의 창 — 늙음의 새로운 기준

  • 2026.07.17 13:15
  • 건강
65세의벽 75세의창 · HTML 65세의 벽과 75세의 창 — 늙음의 새로운 기준
인구 · 사회 인사이트

65세의 벽, 75세의 창
늙음의 기준이 바뀐다

초고령사회, 이제는 '몇 살부터 노인인가'라는 질문 자체를 다시 물어야 할 때입니다

글 ·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2026.07.14 발표
세상이 변했습니다. 그런데 '늙음의 기준'만은 수십 년째 그대로입니다. 65세라는 낡은 잣대와 75세라는 새로운 현실 사이, 그 어긋남이 지금 우리 사회 전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늙음이 부동산과 주식을 움켜쥔 이유

경제는 결국 한정된 자원을 나누는 경쟁입니다. 그런데 늙음이 사회 전면에 부각되면서, 몫을 나누던 기존의 계산법 자체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청년은 공격, 노년은 수비'라는 오래된 상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반면 절망과 좌절에 빠진 젊은 세대는 기존 질서에 맞서 싸우고 있고, 그 결과가 바로 우리가 마주한 초저출생과 가족 붕괴입니다. 적극적으로 나이 들어가는 노년과, 반쯤 포기한 젊음 — 이 두 가지가 지금 사회 문제의 출발점이자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본이 먼저 걸은 길, '75세'

인구 변화의 선행 주자인 일본은 제도를 현실에 맞추는 작업에 이미 열심입니다. 핵심은 연령 기준을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환갑도, 고령 기준 65세도 훌쩍 넘어선 '75세'로 눈길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800만 단카이 세대
(1947~1949년생)
2100만 일본 후기 고령자 수
(전체의 17%)
30% 전기 고령자(65~74세)
본인 부담률 상한

이 변화의 방아쇠는 80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 '단카이 세대'가 당겼습니다. 이들이 작년 일제히 75세에 진입하면서 이른바 '2025년 문제'가 현실화된 것입니다. 대량 은퇴가 몰고 올 사회경제적 충격 말입니다.

  • 2008년 일본, '후기 고령자 의료 제도' 도입 — 75세를 늙음의 새 기준으로 설정하는 첫걸음
  • 2025년 단카이 세대 800만 명 전원 75세 진입 완료 — '2025년 문제' 본격화
  • 현재 후기 고령자 2100만 명(17%) 시대, 도요타·니토리 등 70세 현역 고용이 업종 불문 확산
  • 65세 현역 은퇴로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사회 구조를 만들 수 없습니다

    기준과 현실, 어디쯤 벌어져 있나

    어제의 기준 65세
    오늘의 현실 75세

    2008년 도입된 '후기 고령자 의료 제도'는 당시엔 큰 반발을 샀지만, 지금은 한두 수 앞을 내다본 현명한 선제 정책으로 평가받습니다. 의료비 급증에 맞서 65~74세는 부담률을 최대 30%까지 올리고, 75세 이상만 예전과 같은 혜택을 유지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감축 성장과 재정 악화, 그리고 무엇보다 늘어난 수명을 감안하면 한때를 풍미했던 '65세'는 사실상 유통 기한이 끝난 셈입니다.

    우리는 다릅니다 — 규모는 작아도 속도는 더 빠르다

    문제는 우리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의 늙음은 일본보다 규모는 작지만 속도는 훨씬 빠릅니다. 초저출생으로 분모가 급격히 줄고, 초고령화로 분자가 동시에 급증하니 고령화율은 이미 예측 범위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준비와 대응은 어떻습니까. 압도적인 늙음 사회가 눈앞에 예고됐음에도, 선행 대응은커녕 동행 정책조차 마뜩잖은 것이 현실입니다.

    다행인 점도 있습니다. 한국의 1700만 베이비부머(1955~1974년생) 상당수는 아직 65세 아래입니다.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고, 그 여유만큼 기대 효과도 커질 수 있습니다. 후발 주자로서 일본의 경험을 벤치마킹해 추격 이익을 극대화하는 접근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전략입니다.

    '빠르고 폭넓게' — 지금이 골든타임입니다

    압축·고성장의 모범국이었던 우리는 이번에도 다를 수 있습니다. 늙음의 기준을 75세로 옮기는 패러다임 전환은 '빠르고 폭넓게'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강력한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국정 의제로 삼아 인식부터 제도까지 바꾸되, 실생활에서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즉, 이것은 단순한 나이 조정이 아니라 구조 개혁의 문제입니다.

    지금 논의 중인 65세 정년 연장은 오랜 땀과 노력이 빚어낸 값진 성과입니다. 다만 시대 변화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65세 이후를 대비하는 일입니다. 75세부터 거꾸로 계산한 정밀한 의제 선택과 연결 정책, 그것이 지금 절실합니다. 교육·고용·임금·복지·조세 — 시대 변화와 어긋난 낡은 제도들을 재검토할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모자무싸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뜻입니다.
    65세의 벽이 75세의 창으로 바뀔 때, 우리는 비로소 이 싸움을 넘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원문 ·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2026.07.14 게재, 2026.07.15 업데이트)
    그래픽 · 이철원 · 사진 출처 '모자무싸' 갈무리
    100998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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